오늘도 어김없이 돌아온 집순이 J집사의 주말에 볼 만한 영화 추천 시간.

오늘 리뷰할 영화는 2017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 ‘옥자’이다.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나는 별로 이 영화에는 관심이 없었다.

 영화감독이 봉준호 감독이라는 사실과 그냥 이상하게 생긴 생물과 소녀의 우정을 그린 영화겠거니 하고 넘겼었다.

 그랬던 내가 ‘옥자’를 개봉일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넷플릭스로 보게 된 이유는 사실 엄청 단순했다.

 최근 영화 기생충으로 주목을 받게 된 배우 최우식 님이 나오는 영화들을 주말에 몰아보기 하다가 옥자에도 분량은 적었지만 조연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는 말을 들었고 그 때문에 예고편을 다시 보았고 내용도 괜찮은 것 같아서 보기로 한 것이다.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잔인한 건 인간

 

  글로벌 식품 기업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루시 미란도는 새로운 품종인 슈퍼돼지를 칠레에서 발견해 자연번식에 성공했고 새끼 슈퍼돼지 26마리를 각 나라의 검증을 받은 우수 축산 농민들에게 10년 동안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돼지를 키울 것을 부탁하고 10년 후 가장 우수한 돼지를 뽑는 ‘슈퍼돼지 콘테스트’를 열겠다고 발표한다.

  그리고 한국으로 오게 된 옥자는 어린 소녀인 미자와 만나게 되고 10년 동안 함께 자라게 된다.

 10년이 지난 2017년 본사에서는 옥자를 슈퍼돼지로 선정했고 뉴욕으로 데려오라고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그렇게 옥자와 미자는 강제로 이별을 당하게 된다.

  영화의 첫 장면, 미란도가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장면부터 나는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영화를 감상했다.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미란도 기업은 식품 기업이고 식품 기업에서 돼지를 번식시킨다는 것은 10년 동안 그렇게 길러져 온 즉 누군가의 가족이 혹은 친구가 된 아이들을 다시 데려와서 교배를 통해서 번식을 시키고 그 아이들을 도살장으로 보내 식품으로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옥자와 미자가 서로 놀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옥자의 미래가 보여 마음이 좋지 않았다.

 역시나,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해서 옥자와 미자가 상처 받는 모습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미자를 도와 옥자를 구해준 한 동물보호단체도 결국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 옥자를 이용하게 된다. 동물보호단체의 대표인 제이는 미자에게 옥자는 자연적인 교배로 태어난 생물이 아니고 유전자 조작 실험으로 만들어진 동물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는 미자에게 이렇게 만들어진 슈퍼돼지들 수백 마리가 도살장에서 죽을 날 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다른 수많은 옥자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옥자를 다시 뉴욕의 실험실로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자는 옥자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고 통역을 맡고 있던 케이는 자신이 열심히 노력한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중간에서 거짓을 말하게 된다. 그렇게 한 사람의 욕심으로 인해서 옥자와 미자는 다시 이별하게 된다.

  인간의 잔인함이 가장 잘 표현된 장면을 고르자면 동물 보호 단체가 옥자를 다시 돌려보내기 전 바꿔 치기 한 옥자의 귀에 있는 블랙박스에는 옥자가 수컷 슈퍼돼지에게 강제로 교배당하는 장면과 동물 애호가로 알려진 수의사 죠니 윌 콕스가 미란도 에게 하는 복수 라면서 고기 샘플을 채취하는 기구를 이용해서 강제 교배로 지쳐 있는 옥자에게 다가가 조금 아플 거라며 여러 군데의 샘플을 채취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마음이 아파서 다 볼 수가 없었고 10초씩 건너 띄면서 봤다.

 

 

#생명의 가치

 

  영화의 끝 무렵 결국 옥자를 데리고 나온 미자는 다른 슈퍼돼지들이 갇혀 있는 철장의 사이를 지나가게 되는데 이때 지나가는 옥자와 미자를 향해 다가오는 돼지 2마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보이는 작은 아기돼지. 미자는 모두를 꺼내 주고 싶었지만 옥자만 데리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남은 돼지들을 그저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밖에는 없었다.

 그때, 미자와 옥자를 쫓아오던 돼지 두 마리가 전류가 흐르는 철장을 입으로 들었고 자신들이 데리고 있던 아기 돼지를 미자와 옥자를 향해 굴렸다. 마치 자신들은 괜찮으니 이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듯 말이다.

 아기 돼지가 구르면서 낸 소리 때문에 경비들은 뒤를 돌아봤고 옥자는 아기돼지를 자신의 입속으로 숨긴다. 다행히 경비들은 눈치 채지 못하고 미자와 옥자는 계속해서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그런 옥자와 미자를 향해 울부짖는 수 백 마리의 돼지들을 뒤로 한채 미자와 옥자는 계속해서 나아갔다.

  이 영화에서 봉준호 감독님이 어떤 것을 말하고자 했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다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그들이 우리에게 먹히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과 그들의 가치를 그저 물질적인 가치로만 환산하고 마치 고기를 생산하는 ‘공장’처럼 그들을 사육한다는 점이었다. 물론 사람이 고기를 아예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소와 돼지 그리고 닭 등의 동물들을 제대로 갖춰진 환경에서 사육하지 않고 좁은 우리와 정말 한 마리가 들어가 있기도 벅찬 그런 공간에서 자연과 자유로움을 다 보지도 누리지도 못한 채 도살장으로 끌려가서 죽인다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다. 반대로 인간보다 더 상위에 있는 포식자가 나타나 우리 인간을 저런 식으로 사육해서 도살장으로 전기로 지져 죽이고 때려죽이고 목을 따서 죽인다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지 않은가.

 

 

  나도 동물을 좋아하는 동물 애호가이지만 개고기를 먹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따지면 돼지나 소 그리고 닭오리 등의 동물들은 식용으로써 태어났다는 얘기가 되어버리니 말이다.

 강아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동물들도 그들이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자연과 자유로움을 누릴 자격이 있고 먹히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니 최소한 그들에게 자유로움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줘야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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